임산물은 산에서 나는 모든 물품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게 참취, 고사리, 산마늘, 버섯 같은 나물류이고, 밤, 감, 오미자, 잣, 구기자 같은 열매류가 있고, 그밖에도 각종 약초와 산양삼과 마 같은 뿌리류도 있습니다. 산림은 오염되지 않은 마지막 보루이며 그곳에서 자라는 각종 식품들은 참 먹을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임산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 또, 우리 식단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임산물의 세계를 다음 VIP 블로거 '맛있는 인생'을 운영중인 맛객님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한편씩 소개되는 임산물에 대해 독자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어머니표 싸리버섯국
산림청 파워블로거 / 맛객
싸리버섯, 식용은 흰색에 가까운 회색, 담홍색을 하고 있다. 노란싸리나 붉은싸리에는 독이 있으니 먹지 않는 게 좋다
송이나 능이처럼 100% 자연에 의존하는 버섯이 있다. 생김새는 산호초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또 싸리나무 빗자루를 뒤집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 이름도 싸리버섯이다. 맛과 향이 좋아 고급 버섯으로 쳐주지만 재배되지 않기에 쉽게 맛 볼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다.
싸리버섯을 맛있게 먹었던 곳은 구례 화엄사 입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이다. 지리산에서 채취한 싸리버섯과 소고기를 넣고 끓인 버섯전골요리였는데, 버섯의 식감도 좋았지만 특히 국물이 좋았다. 굳이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아도 버섯과 소고기에서 우러난 맛이 미각을 동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갖가지 산채가 곁들여지니 신선노릇 한번 제대로 한 셈이다.
싸리버섯볶음
최근 방문했던 화천에서도 싸리버섯을 입에 댈 수 있었다. 산 좋은 화천답게 싸리버섯 뿐만 아니라 개암버섯, 고비나물, 취나물 등 자연산 산채가 젓가락질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다음은 직접 채취한 싸리버섯으로 요리한 내용입니다.
능이버섯을 찾으러 갔지만 가뭄으로 능이는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대신 자연 건조되어가고 있는 싸리버섯 한개를 발견했다. 얼씨구~
싸리버섯을 보면서 선인들과 현세인들간에 연상하는 게 다르다. 요즘 사람들은 산호초를 닮았다고 하겠지만 우리 선조들이 산호초가 뭔지나 알아겠는가!
어느 집에나 흔하게 있는 싸리나무로 만든 빗자루와 닮아 싸리버섯이라 불렀다.
오랫동안 마당을 쓴 싸리빗자루처럼 생겼다. 요즘은 싸리나무빗자루 구경하기도 힘든 세상이 되었다.
싸리버섯은 예나 지금이나 이렇게 변함없이 자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버섯을 보고 있노라면 꽃을 바라보는 것만큼이나 기분이 좋아진다. 내 눈에만 그런가? 꽃 못지 않게 아름다운 게 버섯이더라.
싸리버섯을 가져오자 어머니는 무와 소고기를 넣고 국을 끓이셨다. 세가지 주재료에서 우러난 국물맛과 풍미가 참 기분좋게 만든다.
어린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신 싸리버섯국을 먹은 기억은 없다. 헌데도 재료의 특성을 살려 요리를 해내신다.
이 맛을 다시 보면 좋겠고 오랫동안 맛 볼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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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랑찰랑 차지고 쌉터름한 진짜 도토리묵
△ 도토리묵. 오리지널이다
막걸리에 도토리묵은 늘 한 묶음의 관계이다. 산촌의 주막집이라면 더 더욱 그렇다. 그래, 뭔가에 홀린 듯 도토리묵을 청해보지만 늘 후회하게 된다. 오리지널 도토리묵이 아니라는데 이유가 있다. 하지만 무슨 미련 때문인지 몰라도, 뻔한 도토리묵이라는 걸 알면서도 또 다시 주문을 되풀이 한다. 기대 반 포기 반의 심정으로. 아무래도 어린 시절 즐겨 먹었던 추억의 음식이라 그런가 보다.
진짜 도토리묵 어디 없나?
당면순대를 먹고 자란 세대는 찹쌀순대의 맛에 감동할 줄 모른다. 오히려 당면순대에 입이 더 적응을 해버린 상태이다. 도토리묵도 당면순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봄철에 녹기 시작하는 얼음을 밟을 때 쩍 금이 가는 것처럼, 젓가락만 대도 부셔지는 도토리묵. 시중의 음식점에선 대부분 이런 도토리묵이 팔리고 있다. 무미(無味)이기에 양념의 도움 없이는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런 것을 먹고 있으니 도토리묵이 원래 이런 맛인가 보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을 것이란 짐작이다.
내 어린 시절 고향집 주변에는 키가 큰 상수리나무가 서너그루 서 있었다. 모내기철에는 꾀꼬리가 둥지를 틀어 새끼를 쳤고 나무 아래에서는 사슴벌레와 풍뎅이 말벌이 공생했다. 가을철이 되면 수확한 논으로 무수히 많은 상수리가 떨어졌다. 그것들을 주워오면 어머니는 묵을 쑤었었다. 비록 졸참나무 도토리묵은 아니지만 그때의 묵은 추억과 함께 묵에 대한 미각적 기준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만큼 그때의 묵이 가장 맛있었던 것이다.
△ 도토리묵볶음, 말린 토토리묵을 물에 불려 들기름에 볶아냈다
성인이 되어 여러 음식점에서 묵을 접했지만 썩 만족스런 미각이 아니었다. 요리가 넘치는 세상이다 보니 구황식품이 달게 느껴지지 않는 탓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추억이란 양념만으로 먹기에는 미각이 그리 자비롭지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1년에 두어번 명절에 제대로 된 묵을 먹곤 한다. 형이 구례 처갓집에 들렀다 오면서 장모님이 쑤신 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묵이 어찌나 차지던지 흔들면 부드럽게 찰랑거린다. 그래도 부셔지지는 않는다. 반으로 접으면 그대로 휘어질 정도이다. 분명 일반 묵과 다른 모양새다. 맛을 보면 더욱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따로 양념 없이 묵만 먹어도 쌉쓰름한 맛과 구수한 풍미에 혀가 반긴다.
때문에 이런 묵을 먹을 땐 양념을 끼얹는 것조차 불필요하다. 묵 무침은 더 더욱 금물이다.
제대로 된 묵은 그 자체가 맛이다.
가을은 산행철이기도 하다. 하산 길에 도토리묵 한 접시 놓고서 막걸리 한사발로 마른 목을 적시는 건 어떨까? 가만 우리동네 어디 도토리묵 파는 데 없나? 난 늘 이렇다. 내 기준에 미달할 줄 알면서도 또 다시 도토리묵을 떠올린다. 난 어쩔 수 없는 촌놈인가 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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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구천동의 향토요리 표고버섯국밥 맛 보셨나요?
△ 무주구천동 초입에 자리 잡은 전주한국관, 이곳에서 지역의 향토요리인 표고버섯국밥을 챙길 수 있다
버섯철이다. 하지만 버섯 특유의 산림향을 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원인은 가을가뭄. 한가위를 앞두고는 송이버섯 1등품 1kg에 일백만원을 호가하였다는 소식도 들린다. 나 같은 서민으로서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할 보물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산촌의 진객 버섯을 포기한다면 가을의 미각 한가지를 놓치고 마는 꼴이다. 문제는 가격! 하지만 언감생심 송이만 고집하지 않는다면야, 저렴한 가격에 얼마든지 산촌의 향취를 즐길 수 있다.
준 비 됐 나 아?
됐 다!
자~ 떠나보자! 송이도 울고 갈 버섯요리를 즐기러 후다다닥!!!
무주구천동의 향토요리 표고버섯국밥
송이에 대한 일본인의 집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송이버섯을 편으로 잘라 지갑에 넣고 다니며 맡을 정도라니 집착을 넘어 병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덩달아 국내에서도 송이가 진미의 소재로 대접받는데 있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건 당연지사. 한 미식한다는 사람들이 가을의 必먹을거리로 송이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지만, 밴쿠버에서는 송이버섯 1등품 한개 가격이 겨우 2,500원에 불과할 정도로 그렇고 그런 버섯일 뿐이다. 똑같은 식재도 식문화의 영향에 의해 그 가치가 달리 매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우리 선인들도 송이보다는 능이나 표고를 더 쳐주었다. 1능이, 2표고, 3송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곡성에서 만났던 한 노파의 증언에 의하면 지난 날 송이를 마대자루 가득 채취해 와서 이웃에게 그냥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송이가 대접 받기 전의 일이라지만, 송이가 일반 버섯에 비해 특별대접을 받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표고는 임금님 수랏상에 진상되었던 기록이 있을 만큼 예로부터 버섯의 대명사로 인정받아 왔다. 국민버섯이라 불러도 좋을 표고가 요즘 제철이다. 맛과 향에서 가장 상승하는 이 시기에 별미 표고요리를 맛보고자 한다면 무주구천동으로 떠나보자.
여느 관광지처럼 무주구천동 입구에도 향토요리 전문점들이 즐비하게 나열해 있다. 그중에 한곳인 ‘전주한국관’에서는 지역의 향토요리인 표고버섯국밥을 내놓고 있다.
△ 표고버섯국밥
표고버섯국밥? 다소 생경한 요리지만 버섯탕이나 버섯전골을 떠 올린다면 그리 색다른 요리라고는 할 수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하면 미각을 자극한다. 개운한 국물에 그윽한 표고의 향이 어우러진 맛이란...
업주에게 맛의 비결에 대해 묻자, 반드시 생표고를 사용햐야 향이 제대로 산다는 대답이다. 표고는 그 자신이 직접 재배를 하고 있고 제철이 아닌 경우에는 냉동보관용 표고를 쓴다고 한다.
표고와 쇠고기에서 우러난 감칠맛은 있되, 느끼하지 않아 말도 없이 한 뚝배기를 단숨에 비웠다. 먹고 난 뒤의 느낌까지도 개운타. 이처럼 자연의 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먹고 나면 몸이 편안해진다. 정신이 맑아진다. 무주구천동 계곡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꽤나 상쾌하다. 행복한 요리가 있고, 심신의 피로를 달래주는 자연을 만끽한다. 이 순간만큼은 인생을 예찬하리라.
산림청 파워블로그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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