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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비 걱정 없이 강원 산불 자원봉사 다녀왔다

강원 산불 자원봉사에 약 2만여 명 신청… 자원봉사 시 톨게이트비, KTX 비용 환불

2019.04.18 정책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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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군·속초시·강릉시·동해시·인제군에서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지 벌써 2주가 흘렀다. 정부의 발 빠른 대처로 하루 만에 진화가 돼 한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피해가 워낙 커 이재민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이들의 아픔에 동참하고자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과 많은 구호물품이 답지하고 있다. 또한 약 2만여 명 가까운 자원봉사자들이 자원봉사를 신청해,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동해안 산불 피해지역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를 원할 경우 먼저 센터에 전화로 신청해야 한다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를 원할 경우 먼저 센터에 전화로 신청해야 한다.
 

마침 행정안전부와 코레일이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에게 고속도로 통행료와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특실 제외) 비용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열차 운임은 자비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 고성군·속초시·강릉시·동해시·인제군으로 이동해 봉사활동을 한 후 발급받은 자원봉사 확인증을 역 창구에 제출하면 환불해 준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용은 자원봉사 확인증을 톨게이트 또는 고속도로 사무실에 내면 면제·환불받을 수 있다.

코레일은 산불피해 자원봉사자에게 KTX를 포함 열차 비용 전액을 환불 해준다
코레일은 산불 피해 자원봉사자에게 KTX를 포함한 열차 비용 전액을 환불해 준다.
 

정책기자단으로서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4월 17일 KTX를 타고 강릉시 옥계면 산불 피해 현장으로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청량리서 아침 8시 22분 강릉행 KTX를 타고 10시에 강릉역에 도착, 시외버스를 타고 옥계 자원봉사 현장에 합류했다. 기쁜 마음으로 참여를 해서 그런지 멀고 긴 여정이었지만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고성·삼척 산불이 피해가 워낙 커 옥계 산불은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처참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산불이 남긴 생채기는 생각보다 컸다.

마을을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산등성이를 따라 커다란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시커멓게 남은 모습을 보니 화재 당시 마을 주민들이 느꼈을 공포감이 생생하게 와 닿는다.

마을을 가운데 두고 양 능선이 불에 타 나무들이 다 죽었다
마을을 가운데 두고 양 능선이 불에 타 나무들이 다 죽었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어릴 적 겪었던 6.25 전쟁 같았다. 맨발로 대피하다 얼굴과 목에 불씨가 붙어 화상을 입었다. 사방이 불길이라 대피를 못하고 우왕좌왕하는데 옆집 아저씨가 차를 태워져 살았다”며 당시 긴박했던 마을 주민들의 대피 상황에 대해 말해줬다. 

자원봉사를 하며 둘러본 마을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비닐하우스 10개 동과 녹아내린 퇴비 더미가 쌓여 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미리 사다 놓은 퇴비가 불에 타 녹아내렸다
농사를 짓기 위해 미리 사다 놓은 퇴비가 불에 타 녹아내렸다.
 

시커멓게 그을린 개집 옆에 매여 있는 개와 무너져 내린 축사 옆에서 울부짖었을 사슴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시커멓게 그을린 집을 지키며 공포에 떨었을 개의 모습이 애처롭다
시커멓게 그을린 집을 지키며 공포에 떨었을 개의 모습이 애처롭다.
 

좌우로 불길이 지나갔지만 다행히 도서관 실외기만 불에 탄 옥계중학교의 깨끗한 모습에 그나마 안도감이 든다.

옥계중학교 솔밭 도서관 에어컨 실외기가 불에 타 녹아내렸다
옥계중학교 솔밭 도서관 에어컨 실외기가 불에 타 녹아내렸다.
 

흔적도 없이 녹아내려 뼈대만 남은 농기구는 농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가장 처참한 모습으로 느껴진다.

사용하던 농기구가 불에 타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
사용하던 농기구가 불에 타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
 

내가 참여했던 날, 옥계 자원봉사 현장에는 한국가스공사 직원 30명과 이틀째 봉사를 하고 있다는 강릉시 세인트존스 호텔 직원 13명 등 총 75명이 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이 불에 타 그을린 나무와 가재도구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이 불에 타 그을린 나무와 가재도구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봉사단들은 자원봉사센터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도시락, 방진복, 마스크, 장갑 등을 회사에서 준비해 참여했다.

강릉시 세인트호텔 임직원들이 불에 탄 나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강릉시 세인트호텔 임직원들이 불에 탄 나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초여름 날씨에 매캐한 탄내가 채 가시지 않은 검게 타버린 나뭇가지를 끌어 모으고 비닐하우스 구조물, 불에 타 방치된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일은 1시간만 해도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지만 누구하나 찡그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원봉사에 임했다.

주변이 온통 불에 탄 사육장에서 우왕좌왕했을 사슴 식구들
주변이 온통 불에 탄 사육장에서 우왕좌왕했을 사슴 식구들.
 

자원봉사를 마치고 옥계 자원봉사센터에서 발급한 ‘자원봉사 확인증’을 받아드니 많은 도움도 주지 못하고 받는 것 같아 괜히 미안함이 밀려왔다. KTX를 타고 청량리에 도착해 개선장군처럼 승차권을 역 창구에 제시하니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며 바로 환불처리를 해주었다.

자원봉사확인증과 코레일 앱으로 구매한 승차권을 제시하니 바로 환불이 된다
자원봉사확인증과 코레일앱으로 구매한 승차권을 제시하니 바로 환불이 된다.
 

자원봉사자를 위한 정부와 코레일의 지원이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되고 있음을 알게 돼,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하루를 보낸 듯했다.

산불피해 자원봉사를 하려면 강원 지역 자원봉사센터에 먼저 전화로 신청을 해야 한다. 너무 많은 자원봉사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일 자원봉사 인원을 한정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접수를 하지 않은 채 방문하면 자원봉사의 효율을 떨어뜨리므로 지양해야 한다.

자원봉사 신청 후 자원봉사확정안내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신청 날짜에 각 지역 센터로 9시까지 도착하면 단체 차량으로 봉사활동 장소로 이동한다. 늦게 도착할 경우 개인적으로 봉사 장소로 이동해 합류해도 된다. 현지에서는 자원봉사자를 위한 차량이 많지 않으므로 대중교통보다는 차량을 이용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산불 피해가 워낙 커 중장비의 도움 없이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산불 피해가 워낙 커 중장비의 도움 없이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이번 강원 산불 대처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가의 위기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됐다는 평가가 많다. 시커멓게 그을린 산에 피어난 봄꽃을 보며 위안을 받고 희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음을 느끼고 돌아왔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정성으로 하루 빨리 산불 피해를 입은 분들의 마음의 상처가 씻겨 나가길 바란다.

강원 산불 피해 지역 자원봉사 안내
https://www.1365.go.kr/vols/P9410/bbs/bbs.do?type=show&bbsNo=991000&bbsctt_no=999&bbsctt_answer_no=0



최병용
정책기자단|최병용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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