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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 피해 및 복구 현장을 가다

산림청, 4월 19일까지 피해 산림 현황 파악 완료… 산사태 대비 사방공사 후 본격 산림 조성

2019.04.17 정책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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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강원 산불 때 시시각각 촉각을 곤두세우고 뉴스를 지켜봤다. 울창한 숲이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타들어가는 장면을 보니 안타까움에 그만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숲이 조성되기까지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면서 뿌리를 내렸을 텐데 나무들이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져갔다.

강원도 산불
4월 4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을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이 진압 중이다.(출처=산림청) 
 

다행히 산불 진화는 재난학교 교과서에 실릴만한 대응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신속히 이뤄졌다. 정부는 6일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동해시, 강릉시, 인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번 산불로 가장 피해가 심했던 것은 단언컨데 산림이다. 산림청 직원의 말에 의하면 거의 매년 봄철이면 산불을 피해가기 어렵다고 했다.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산림복구 현장
강원도 강릉 옥계면 산불 피해 현장은 시커멓게 변해 있다.
 

화마가 스치고 간 산림 현장이 어떨지 궁금했다. 지난 15일, 정책기자단 일원으로 산림청 직원, 강릉국유림관리소 직원과 함께 산불 피해가 컸던 강릉 옥계면의 복구 현장을 다녀왔다.

강릉역에서 출발해서 내륙인 남서쪽으로 이동했다. 집결지인 옥계면사무소가 가까워지자 산중턱에서 정상까지 시커멓게 그을린 흔적이 생생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강릉 옥계면 산불 발화지점의 처참한 현장
강릉 옥계면 산불 발화 지점은 처참한 현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차에서 내려 처음 들른 곳은 강릉 산불 발화 현장이다. 경사진 언덕으로 발을 내딛자 매캐한 탄내가 코끝을 자극한다. 출입금지를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는 현장은 불에 전소하고 일부만 남아 있다. 물탱크도 불길이 스쳐간 듯 절반이 녹아내렸다.

강릉 옥계면 발화지점 아래 아궁이와 소각장
강릉 옥계면 발화 지점 아래에 아궁이와 소각장이 보인다.
 

발화 지점 아래에 아궁이와 소각장이 보였다. 자칫 부주의하게 되면 산불로 번질 수 있는 위험이 내재된 곳이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라는 구호가 절실한 곳이다. 산림청과 지자체에서 수시로 단속을 하지만 몰래 소각하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산불로 집이 전소한 어르신
산불로 집이 불타서 마을회관에서 지내는 어르신이 강아지 이름을 부르고 있다.
 

이번 산불로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으로 갔다. 애당초 집이 있었던 곳일까란 의문이 들 정도로 정말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땅 아래로 판 아궁이가 이곳에 부엌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할아버지 혼자 거주하던 집이었는데 화재가 난 그날 마침 동해시에 있는 딸집에 가 피해의 현장에 있지 않았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키우던 강아지의 생사를 알 수 없다고 했다.

“불길이 치솟자 강아지가 간신히 목줄을 끊고 달아난 것 같은데 아직까지 찾을 수 없다. 화상을 입은 채 산속 어딘가에 숨어 있을 텐데 무서워서 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라면서 자식을 잃은 듯 비통해했다.

산불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멧돼지와 노루의 그을린 형상
산불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멧돼지와 노루가 그을린 형상으로 발견됐다.(출처=산림청)
 

어디 강아지뿐이랴. 이번 불길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멧돼지나 노루도 화상을 입고 그을린 형상으로 발견됐다. 당시 산불의 거센 위력에 산속에서 살아가던 동물들도 속수무책이었나 보다.

산에서 불똥이 튀어서 골격만 남고 타버진 주택
골격만 남고 타버린 주택 뒤의 비닐하우스는 불길에 무사했다.
 

두 채의 주택이 골격만 남아 있다. 산불이 산 정상 쪽으로 번져서 평지에서의 피해는 적었다. 그런데 강풍에 그만 불똥이 튀어서 불에 타버린 것이다.

석조 골격으로 지어선지 집의 뼈대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길이 잡힌 뒤 자신이 살고 있던 주택의 처참한 모습을 바라보는 집주인의 심정은 어땠을까? 화재를 겪어보지 않았어도 불에 탄 흔적을 바라보니 집주인의 참담한 심정을 헤아릴 수 있겠다.

동해휴게소 현장
동해휴게소 건물 한 채는 불에 탔다. 그 옆의 LPG 주유소는 불길에서 무사히 지켜냈다.
 

동해 망상오토캠핑장으로 가는 길에 동해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 건물 한 채가 불에 타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휴게소 지척에 주유소가 있다. 주유소로 불길이 번지지 않게 하려고 철통같이 방어했다고 한다.

동해
동해 망상오토캠핑장 관리소와 자판기가 불에 타서 형체만 남아 있다.
 

동해 망상오토캠핑장은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해안가에 있다. 해마다 이맘때부터 야외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캠핑장 관리소를 비롯한 편의시설이 불에 타서 과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자동판매기도 불에 타서 시커먼 형체로만 남아 있었다. 올해는 복구하느라 캠핑장에 손님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강릉 옥계면 산불현장을 설명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
강릉 옥계면 산림복구현장에서 만난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이번 대형 산불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산림청 산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역할이 컸다. 뜨거운 불길이 치솟는 산중턱까지 소방차가 올라갈 수 없다. 또한 무거운 장비를 몸에 걸친 소방관도 접근할 수 없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은 산불이 나면 기다란 호스를 어깨에 둘러메고 산중턱까지 올라가서 산불을 진압한다. 그런데 기간제 근로자 신분으로 매년 9월부터 6월까지 총 10개월간 근무한다.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산불로 시커멓게 그을린 나무들
산불로 시커멓게 그을린 나무들 사이로 멀쩡해 보이는 나무들도 길게는 2년을 지켜봐야 한다.
 

현재 산림청 산하 국유림관리소에서 산불 피해 지역의 산림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기 전의 산림 현황과 비교해서 산림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열기가 거의 1000도에 가까웠다. 지상의 나무들을 태워서 재로 만들어 버린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하 100미터까지 뜨거운 열기가 내려가서 뿌리까지 온전하지 않다. 겉으론 평상시와 같이 멀쩡해 보이는 나무일지라도 속으론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그래서 군데군데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나무들도 길게는 2년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다.

4월 19일까지 산불 피해 지역의 산림 현황 파악이 끝난다. 그 뒤 초여름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까지 사방공사를 착수한다. 나무가 불에 탔으니 비가 많이 내리면 흙이 실려 내려오면서 여기저기 산사태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본격적인 산림 조성은 여름이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다. 산 아래는 성장한 나무를 심고, 산 위에는 어린 묘목을 심는다.

강원도 강릉 일대에는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림이 많이 분포한다. 그런데 이번 산불에서 솔방울이 바람에 날리면서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따라서 산림청에서 향후 침염수와 활엽수를 혼합한 다양한 개체군으로 산림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위성(아리랑 3호) 영상이 파악한 강원 고성-속초 산불 산림 피해지. 산림청은 이번 산불로 애초 530㏊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으나 이후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1757㏊로 분석했다. (동부지방산림청 제공) 2019.4.10/뉴스1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위성(아리랑 3호) 영상이 파악한 강원 고성-속초 산불 산림 피해지.(사진=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동부지방산림청 제공)
 

지난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산은 대부분 벌거숭이 민둥산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나무를 벌목하는 일이 잦았기에 산에서 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가호호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던 연료가 땔감이었고, 산에서 밭을 일구며 생계를 해결하던 화전민들이 많았다. 그런데 경제개발에 있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듯이 산림 조성에 있어서도 기적을 일궈냈다.

1967년 1월 1일 산림청이 발족되고 14단지 320만ha에 이르는 대단지 조림계획을 수립했다. 치산녹화 10개년 계획 하에 산림조성사업에 집중했다. 4월 5일 식목일과 11월 첫째 주 토요일 육림의 날을 제정했다. 땔감에서 연탄, 석유, 천연가스로 연료를 대체해 나갔고, 화전을 금지시켰다.

그 결과 30년에 불과한 짧은 기간 내 지금과 같은 울창한 산림을 조성하게 되었다. 그런 저력이 있기에 이번 강원도 산불로 인해 산림의 피해가 심각하지만, 단기간 내에 울창한 숲이 있는 산림을 복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강원도의 힘을 보여줄 때다.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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