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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2년

안중근 의사 자료 등 4점 기증, 대통령 초청…“청와대 밥맛이 꿀맛”

[내삶을 바꾼 2년, 국민 민원 해결] 조규태 씨·조민기 군 부자

2019.05.27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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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비서실로 제기된 민원은 총 9만 235건. 서신민원이 98% 이상을 차지하고, 매년 4만건 이상이 접수되었다. 그중 생활 고충 등 구제요청이 절반 가까이 달한다. ‘사람이 먼저다’를 내세우는 문재인정부의 2년은 그 신념을 어떻게 실천했을까. 실제 민원 소통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조민기 군과 아버지 조규태 씨.(사진=심은하 기자)
조민기 군과 아버지 조규태 씨.

2019년 2월 5일 소인이 찍힌 우편 봉투가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도착했다. “이번 설에 가족회의를 하여 아버지가 수집한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의 자료를 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대한민국에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봉투 안에는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손 편지와 함께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1부, 족자 1점, 엽서 2점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도 담겼다. “우리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커갈 수 있도록 해주신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대한민국에서 더 많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꼭 대한민국에서 후손들이 불편함 없고, 자부심을 갖도록 많은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증한 자료는 문화재청의 감정 결과 일제강점기와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자료로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자세히 배워야 할 한국 근현대사에 희소식이다. 5월 18일, 편지의 주인공을 대전에서 만났다. 조민기(14세, 글꽃중학교 2학년) 군과 아버지 조규태(58세, 건축업) 씨다.

“일본 온라인 경매시장에서 구입”

- 국가에 기증을 결정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원래는 우리가 사는 지역에 기증하려고 했어요. 2018년에 대전 중구청에서 독립운동가 거리(중구 선화동) 홍보관 건립을 추진했거든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18호)인 옛 충남도청(현 대전근현대사전시관) 자리에요. 근데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홍보관 건립 사업이 아직도 표류 중입니다.

- 어떻게 대통령에게 보낼 생각을 했나요?
= 가족회의 끝에 국가에 기증하면 좋겠다고 결정했는데,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편지와 함께 기증 물품 4점을 대통령 앞으로 보내게 되었어요.

- 기증한 물품은 어떻게 수집 했나요?
= 모두 일본의 온라인 경매시장에서 사 모았어요.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은 740만 원, 엽서는 장당 100여만 원, 족자는 120만~150만 원에 구입했어요. 경매가 뜨면 일주일 동안 자료에 관한 조사를 해요.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같은 경우는 독립기념관이 보관하고 있는지 전화로 문의해봤어요. 경매 대행사를 통해 온라인 감정도 의뢰했죠. 자문을 받은 대로 속기록 뒷장의 제작 일지를 확인해보니 6000부 발행한 초판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당장 구매했죠.

- 왜 근현대 자료를 수집하나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20여 년 화폐 수집을 해오다 일본에 우리나라 독립운동 자료가 상당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들이 역사의식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에서 근현대 자료를 구하기 시작했죠. 구입 물품은 아들이 관리하게 해요.

지난 4월 8일 청와대에 초청받은 조민기군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지난 4월 8일 청와대에 초청받은 조민기군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청와대)

“독립기념관 보내 관리해도 되나 답장”

- 이 편지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도 만났어요.
= 3월 중순경에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어요. 문화재청에서 기증 물품에 대한 감정평가를 하느라 연락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요. 그러면서 기증한 자료들을 독립기념관으로 보내 관리해도 되겠느냐 묻더라고요. 어차피 기증했는데 물어보지 않고 처리해도 될걸요. 참 감사했어요. 그리고 3월 말에 연락이 왔어요. 청와대에 오라고요.

-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어땠어요?
= 들뜬 마음으로 작은 선물을 챙겼어요. 1000원권과 5000원권, 구권 지폐 두 장요. 받을 분을 생각하면서 고른 지폐죠. 1000원 지폐의 일련번호는 19190301.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거해 전국에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날인 ‘1919년 3월 1일’을 의미해요. 10년 가까이 보관한 지폐죠. 그걸 대통령에게 드렸어요. 5만 원권은 ‘청탁금지법’에 적용되니 뺐고요(웃음). 5000원 지폐의 일련번호는 0001004. 김정숙 여사님을 언제나 1004(천사)로 기억한다는 의미예요.

- 청와대 방문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은요?
= 청와대 식당에서 밥을 먹었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앉는 자리에서요. 이게 말이 되나요(웃음)! 밥과 된장국, 반찬 3가지였는데 꿀맛이었어요.

- 문 대통령과의 만남 자리에서 일본 침략사가 담긴 사진첩을 추가로 기증했어요.
= 2019년 2월에 일본 온라인 경매를 통해 샀어요. ‘포승줄에 묶인 안중근 의사 사진’ 하나 보고 구입을 결정했어요. 사진첩에는 안중근 의사의 총과 고종황제와 명성황후 사진, 그 밖에 일본 전범들과 침략 학살 사진 등이 담겨 있어요.

4월 8일 청와대 방문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필 사인을 받았다.│심은하 기자
4월 8일 청와대 방문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필 사인을 받았다.

“8·15광복절에 나머지 자료 추가 기증”

- 추가로 기증할 자료가 더 있나요?
= 8·15광복절에, 보관 중인 나머지 근대역사 자료를 독립기념관과 중구청 등에 나눠 기증할 계획이에요. 자료는 의친왕과 독립운동가 오세창·권동진·김가진 등의 글이 담긴 족자예요.

- 아버지로서 민기 학생이 어떻게 커나가길 바라세요?
= 인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아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어요. ‘절대 왕따시키지 마라, 왕따를 보호해줘야 한다.’ 의식이 똑바른 아이로 크면 된다고 생각해요.

- 민기 학생의 꿈은 뭔가요?
= 외교관이 꿈이에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중국에 간 적 있는데 그때 중국과 우리나라가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외교관을 꿈꾸고 있어요. 그래서 중국어도 배우고 있고요.

- 수집은 앞으로도 계속될까요?
= 일본에서는 거래 물품으로만 보는 것 같아요. 우리에겐 중요한 자료인데 말이죠. 그래서 능력이 될 때까지 구해보고 싶어요.

조민기 학생 가족이 기증한 물품 5점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 보내졌다.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기증된 자료는 훼손이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항온·항습시설이 완비된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또한 기증 자료 전시 또는 주제와 내용이 적절한 관련 기획 전시 등이 마련될 경우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기증 자료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의 가치는?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안중근 의사의 의거 이후 진행되었던 공판 내용을 연재한 만주일일신문의 기사 (1910. 2. 8~15)를 묶은 책이다. 이 책은 안중근 의사 순국 다음날인 1910년 3월 27일 인쇄된 뒤 3월 28일 다롄에서 발행되었던 초판본이다. 책의 내용은 1910년 2월 7일, 8일, 9일, 10일, 12일, 14일 총 6회에 걸쳐 뤼순지방법원에서 열린 안중근·우덕순·조도선·유동하 공판 기록을 만주일일신문 기자가 모두 속기한 것이다. 이 책은 안중근 의사가 법정에서 의거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일제의 침략 사실을 소상히 밝혔던 공판 투쟁의 사실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 또한 안중근 재판이 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한국 사법권 장악이라는 침략의 정점에서 이루어진 사건이며, 이러한 일제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료이다.

기증 자료 ‘일본 역사 사진첩’의 가치는?

일본 역사 사진첩

근대 일본 역사의 여러 자료를 모아 펴낸 사진첩이다. 1913년 6월 8일에 3판으로 발행됐다. 이 책에는 일본이 근대화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난 사건, 천황 및 천황가의 인물들, 정치·군사 분야의 중요 인물,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 일본과 관계있는 인물들에 대한 사진 등이 실려 있다. 또한 일본의 팽창을 보여주는 침략과 전쟁의 현장 등이 사진으로 게재되어 있다. 그리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의 모습, 한국통감부 관원 단체 사진, 1895년 조선 군무대신 일행이 중국의 일본군 진지를 방문한 기념사진 등과 같이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들도 들어 있다. 책의 끝에는 수록된 사진과 관련된 역사를 54개의 항목으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사진첩 본문 162쪽에는 안중근 의거와 관련해 훈장을 패용한 예복을 입은 이토 히로부미의 상반신 사진, 병사들이 도열해 있는 플랫폼에 기차가 도착한 사진, 기차에서 내려 모자를 벗는 이토 히로부미의 사진, 포승줄에 묶인 안중근 의사의 사진, 의거에 사용되었던 권총의 격발된 사진, 권총의 탄창과 총알 사진 등이 게재되어 있다.

기증 자료 ‘이토 히로부미 기념엽서 2종’은?

이토 히로부미 기념엽서 2종

둘 다 안중근 의거와 관련해 일본에서 발행된 엽서다. 하나는 이토 히로부미의 상반신 사진과
1909년 10월 26일 ‘이등공의 흉변(伊藤公の凶變)’ 이라는 제목으로 발행된 국민신문 호외의 내용이 편집돼 있다. 호외에는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 도착 후 정거장 플랫폼에서 한인에게 저격되었다”는 내용으로 하얼빈 총영사관으로부터 받은 외무성 전보도 함께 수록돼 있다. 엽서의 좌측 상단에는 ‘이등공작국장기념(伊藤公爵國葬紀念)’이라는 글귀와 연도 등이 기재된 스탬프가 날인돼 있다. 나머지 엽서에는 이토 히로부미의 상반신 사진, 하얼빈역의 의거 장소 및 지점 표시, 안중근 의사 상반신 사진, 의거에 사용되었던 권총 등이 게재되어 있다. 하단에는 ‘이등박문공과 자객 안중근’이라는 내용과 기호 ‘+’ 로 표시한 곳이 하얼빈역의 의거가 일어난 장소라는 내용이 사진의 설명문으로 기록돼 있다. 여기엔 안중근 의사를 ‘자객’, 의거를 ‘암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기증 자료 ‘권동진 행서 족자’는?

권동진 행서 족자

3·1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인 권동진의 친필 유묵이다. 족자 형태인 이 유묵에는 중국 명나라 때 왕월이 지은 7언 절구의 한시인 ‘사안도(謝安圖)’가 쓰여 있다. 유묵에는 문장의 시작 지점에 찍는 두인, 성명과 호로 추정되는 ‘보산’이라는 2개의 낙관이 날인돼 있다. 또한 유묵에는 권동진이 자신의 품계를 정삼품으로 기록해놓았으며, 족자의 외부에도 ‘正三品’ 이라는 글이 기재돼 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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