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외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와 서로의 문화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에 관해 묻자, 친구는 'korean mochi!'라고 답했다.
부드럽고 안쪽에 꿀이 들어있다는 부연 설명을 고려했을 때 꿀떡을 말하려 했음을 알아챘다.
아무래도 외국인으로서는 'mochi'라는 표현이 익숙하다 보니 한국 음식을 설명할 때도 해당 표현이 자연스레 나온 듯했다.
하지만 비슷해 보여도 한국의 떡, 일본의 모찌는 엄연히 각 나라의 고유한 유산이다.
게다가 백설기, 꿀떡, 송편, 망개떡 등 우리나라 안에서도 떡의 종류는 다양하고, 그 맛과 유래, 쓰임이 모두 다르다.
우리 유산 이름 그대로 쓰기 캠페인 안내 홍보물.(출처=국가유산청)
현재 국가유산청에서는 유산이 가진 이름을 지키고자 '우리 유산 이름, 그대로 쓰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해당 캠페인이 시행된 이유는 유산을 번역할 때 '우리식 표현'이 제외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K-팝, K-드라마 등 한국의 콘텐츠 지식재산(IP)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우리나라의 유산 역시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사극 드라마 속 고궁이나 아름다운 색을 가진 한복, 그리고 정갈한 전통음식은 해외 시청자의 이목을 끌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그러나 위의 상황처럼 우리의 유산 이름은 종종 'Tteok(떡)'에서 'rice cake'로 잘못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식 표현이 분명 존재함에도, 외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렇기에 유산의 이름을 지키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해당 캠페인은 굳이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단어로 이름을 해체할 필요 없이, 유산이 가진 고유한 단어를 널리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
국가유산청에서 선정된 30개의 대표 유산
국가유산청에서는 대표 유산 30개를 선정해 공식 영문 표기법을 제시했다.
예컨대 한복은 'Hanbok', 농악은 'Nongak', 판소리는 'Pansori', 나전은 'Najeon'으로 표기한다.
대표 유산을 제외하고 해외에 알리고 싶은 유산이 있다면 국민이 직접 캠페인에 참여해 신청할 수 있다.
'우리 유산 이름, 그대로 쓰기' 캠페인 참여 모습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가유산청 누리집에 들어가 '우리 유산 이름, 그대로 쓰기' 캠페인 관련 공지글을 클릭한 다음, 글 하단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하면 된다.
그리고 설문지에 해외 알리고 싶은 유산의 이름과 캠페인과 관련한 의견을 남기면 끝이다.
필자는 알리고 싶은 유산으로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인 탈춤을 적었다.
기존 사회를 비판하는 시대적 정신이 반영됐을 뿐만 아니라, 안무, 노래, 연극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매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국가유산 영문 홍보 누리집 화면
캠페인 공지글 하단에 있는 두 번째 QR 코드를 통해서는 국가유산 영문 홍보지 누리집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해당 누리집에서는 외국인에게 소개될 유산들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전통 유산들이 영어로 외국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설명되는지 보는 재미도 있었다.
누리집에 소개된 우리나라 유산 중 몇 가지를 함께 살펴보자.
첫 번째로 'Soban(소반)'은 '단순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지닌 작은 탁자로 설명되며 최소주의를 갖춘 유산으로 소개됐다.
두 번째 유산은 'Yut Nori(윷놀이)'다.
소개 글에서는 윷놀이에 담긴 깊은 문화적 상징성을 소개하며 윷놀이의 역사와 진행 방식 등을 소개했다.
세 번째 유산은 'Chuseok(추석)'이다.
추석은 '한국의 가을 추수 감사제'로 설명됐으며, 달 모양을 닮은 떡인 송편을 먹는 풍습, 추석이 지닌 의미 등이 함께 소개됐다.
마지막 유산은 'Hanbok(한복)'이다.
한복은 '미학의 시대를 초월한 전수자'라는 표현으로 소개되며, 해당 글에는 한복에 담긴 자연미와 섬세한 품위 역시 설명돼 있다.
국가유산 영문 홍보지 누리집으로 들어갈 수 있는 QR 코드
최근 외국에서 온 학생들과 이야기하며 전통 유산의 고유한 이름을 보호하는 일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이에 직접 전통 유산의 이름을 홍보하는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해당 캠페인에 더 많은 국민이 함께해 우리 유산의 이름이 변질되지 않고, 세계에서 당당히 불리기를 희망한다.